잡학다식

에두아르 마네의 < 올랭피아> , 미래의 미술로 가는 문

슈필1 2023. 11. 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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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미래의 미술로 가는 문 

 

에두아르 마네는 사실주의( 19세기 중반)에서 인상주의 ( 19세기 후반) 으로 이행되는 과도기에 선지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 프랑스의 화가입니다. 사실주의는 마네의 선배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창시했는데, 쉽게 말해 ' 내가 눈으로 본 것만을 그리겠다' 라는 것입니다. 

 

에두아르 마네 1832 ~ 1883

 

종교화, 신화화, 역사화등 관념적 주제에서 벗어나 ' 지금 내가 본 현실'을 주제로 택합니다. 철저히 전통을 거부하는 사실주의는 회화의 주제와 표현 모두에 지각변동을 일으킵니다.

 

마네는 땅 부자 귀족의 자제로 할아버지는 시장이었고, 아버지는 판사였습니다. 그야말로 파리사회에서 권력과 재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전통을 파괴하며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전통적 아카데미 화풍을 고수하는 살롱전에서 입상한 화가를 스승으로 삼아 고전적인 미술을 배웁니다. 

 

게다가 마네는 전통을 고수하는 살롱전 신봉자였습니다. 살롱전은 국가가 주최하는 미술 공모전으로 화가들 성공의 등용문 이었습니다. 1667년 '짐이 곧 국가' 인 루이 14세에 의해 시작된 국가 행사가 바로 살롱전입니다.  살롱전은 역사화, 신화화, 종교화등 교육적인 주제를 담은 작품을 선호했고, 표현 또한 르네상스부터 이어져온 전통 기법을 최고로 쳤습니다.  그리고 이 패러다임은 1860년대 까지 이어져 내려옵니다. 

 

너무나 전통적있었던 마네가 과거를 벗어나  미래의 미술의 문을 찾도록 도와준 두개의 램프가 있습니다. 바로 마네가 깊이 존경하며 사상적 스승으로 여긴 시인 '샤를 보들레르'와 14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에서 꽃피운 채색 목판화 '우키요에' 입니다.

 

샤를 보들레르

샤를 보들레르 1821 ~ 1867

' 각 시대는 자신만의 자세와 시선, 몸짓을 가지고 있다.'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들과 생활상을 그려라, 이게 보들레르의 생각이었고, 마네의 미술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우키요에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파도

1855년 파리에서 만국 박람회가 최초로 열립니다. 박람회에 창여했던 일본은 파리로 도자기를 보냈고, 이떄 도자를 감싼 그림이 그려져있던 종이가 우키요에 입니다. 우키요에는 '속세를 그린 그림' 이라는 뜻과 같이 당시 일본 서민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담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호쿠사이, 히로시게, 우타마로등이 있습니다. 호쿠사이의 우키요에 모음집 제목이 <망가> 였다고 합니다. 

 

우키요에에는 15세기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의 절대 법칙으로 군림해왔던 원근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미를 그렸던 전통적인 화풍이 없었습니다. 인물, 건물, 산 등 뚜렸한 윤곽선이 있었고, 그 안은 순수한 원색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단순미가 강렬히 드러나 새로운 표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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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르네상스는 <올랭피아>에서 시작되었다.  - 세잔 - 

 

1865년 마네는  너무 파격적이라 숨겨두었던 문제작 <올랭피아>를 살롱전에 출품합니다.  <올랭피아>는 티치아노의 < 우르비노의 비너스> 라는 명작을 오마주한 작품입니다.  사실 올랭피아는 당시 매춘부가 사용하던 이름이었습니다. 즉, 이 그림은 비너스가 아닌 매춘부를 그린 것입니다.  그녀의 목에 걸린 검정색 초커 목걸이는 매춘부를 상징하는 장신구이고 뒤에 흑인 하녀가 들고있는 꽃다발은 스폰서가 선물한 것입니다. 발밑에 있는 검은 고양이의 꼬리는 남성의 성기를 상징합니다. 이 그림은 신화의 한 장면이 아닌, 당시 매춘이 횡행하던 현실 세태를 포착 한 것입니다. 

 

마네의 올랭피아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 속 올랭피아의 눈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관객과 눈을 마주보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이것은 특히 남성 관객들에게 도발 그 자체로 간주되었고 관객과 비평가 모두 마네에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이 그림은 '완전 평면' 입니다. 르네상스 이후 절대진리였던 원근법을 폐기 처분한 것입니다. 침대와 매춘부와 흑인 하녀와 배경이 입체감 없이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완전 평면' 우키오에의 미, 그림이 그려지는 곳은 평면이다라는 마네의 발상 전환은 이후 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 추상주의등 모든 모더니즘 회화의 기본 정신으로 이어집니다. 

 

올랭피아 레고 - 핀터레스트 참조

게다가 이 그림은 단순합니다. 르네상스 이후 관습적으로 이어져온 세밀하고 섬세한 묘사가 최선이라는 생각을 거부 한 것입니다. 마네는 단순함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고, 모네, 반 고흐, 고갱, 세잔, 마티스, 피카소, 칸딘스키로 이어지는 모더니즘 회화의 점점 단순해지는 그림들이 '단순미' 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조원재 지음의 '방구석 미술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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