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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

선양소주 '990원 착한소주', 골목상권 상생인가 단순 홍보인가?

by 슈필1 2026.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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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소주 '990원 착한소주', 골목상권 상생인가 단순 홍보인가?

최근 고물가 시대에 '소주 1병 99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선양소주의 행보가 연일 화제입니다. 충청권 주류기업 선양소주가 ‘착한소주 990’을 전국 1만 개 동네슈퍼 전용으로 출시하면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990원 착한소주로 동네슈퍼 활력 회복”이라는 취지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 하지만 990만 병 한정 생산이라는 공급 물량 제한 때문에 장기 프로젝트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격과 향후 다음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선양소주 착한소주 990, 어떤 제품인가.

2026년 4월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KVC)·선양소주가 업무협약을 맺고 출시한 제품입니다. 기존 소주 평균 가격(1,500원대) 대비 500원 이상 저렴하고, 약 20년 전 가격 수준으로 돌아간 ‘착한 가격’이 핵심입니다.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은 직접 모델로 나서 “계속 팔면 우리 망해요”라고 농담하면서도 “서민 부담 완화와 골목상권 활성화가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델비를 줄여 가격 인하에 투자한 점도 눈에 띕니다.

  • 판매 가격: 병당 990원 (360ml, 16도)
  • 박스 가격: 20병 기준 19,800원
  • 생산량: 총 990만 병 한정
  • 판매처: 동네슈퍼 전용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 제외)
  • 특징: 국내산 쌀·보리 증류원액 사용 + 산소숙성공법(일반 소주보다 3배 산소)으로 맛과 숙취 개선

2. 진정한 상생인가, 고도의 마케팅인가?

선양소주의 이번 프로젝트는 두 가지 성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진심 어린 상생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생' (긍정적 평가)

편의점과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동네 슈퍼(골목상권)에 고객을 유인하는 강력한 '미끼 상품' 역할을 합니다. 990원이라는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방문 동기를 부여하며, 소주를 사러 온 고객이 다른 생필품을 함께 구매하는 '분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유통 대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던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소진공(정책 지원) + KVC(유통) + 선양소주(생산)가 함께 만들어 민관 상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선양소주가 대기업이 아닌 중소 주류사로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한 대형사에 맞서 ‘변방의 반란’을 선언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2) 인지도 제고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현실적 지적)

현행 주류세 구조상 990원이라는 가격은 제조원가와 세금을 고려할 때 수익을 내기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판매 목적보다는 '착한 기업', '가성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홍보 수단의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대형 제조사(하이트진로, 롯데칠성) 사이에서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선양소주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인 셈입니다. 초기지만 한정 생산으로 인한 대대적인 미디어 노출로 브랜드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여 결과적으로 최고의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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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로젝트의 한계, 공급 물량과 지속성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약점은 공급 물량의 한계입니다. 생산 설비의 한계와 손실 보전 문제로 인해 모든 골목상권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 품절 대란:전국 동네슈퍼 1만 곳에 나눠주면 점포당 평균 990병 정도밖에 안 됩니다. 빠르면 1~2개월 안에 품절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물량이 부족하면 오히려 소비자들은 발걸음을 돌리게 되고, 슈퍼 주인은 밀려드는 문의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단발성 이벤트: 공급이 중단되는 순간 고객 유입도 끊기기 때문에, '반짝 특수'에 그칠 위험이 큽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프로젝트가 좋은 취지이긴 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4. 향후 유사 프로젝트를 위해 보완해야 할 점

만약 제2, 제3의 '990원 프로젝트'가 기획된다면, 단순한 가격 파괴를 넘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보완되어야 진정한 상생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 공급 안정성 확보 및 쿼터제 운영: 특정 지역에 물량이 쏠리지 않도록 지역별·점포별 적정 물량을 배분하고, 정기적인 공급 스케줄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소비자의 헛걸음을 방지해야 합니다.
  • 연계 상품 패키지 구성: 소주뿐만 아니라 안주류, 식재료 등 다른 중소기업 제품과 연계한 '골목상권 전용 패키지'를 구성한다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 공급이 아닌 판매 전후 매출 비교 데이터 공개해 성공 사례를 공유한다면, 다른 중소기업도 따라 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디지털 플랫폼 활용: 동네 슈퍼의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앱 서비스를 연동하거나, 지역 커뮤니티(당근마켓 등)와의 협업을 통해 홍보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 지속 가능한 가격 정책: 990원이 불가능하다면, 대형 유통망보다 확실히 저렴한 '골목상권 전용 가격제'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상생 펀드 조성 등의 구조적 대안이 필요합니다.

 

이번 선양소주 990원 프로젝트는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골목상권에 눈길을 돌리게 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도입니다. 비록 현재는 홍보 수단의 성격이 짙어 보일지라도,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 상생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면 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하는 훌륭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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