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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탐구

맥주 시장을 바꾼 크래프트 맥주

by 슈필1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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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시장을 바꾼 크래프트 맥주

언제부턴가 크래프트 맥주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크래프트 맥주의 홍수 속에서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며, 크래프트 맥주의 정의와 범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크래프트 맥주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수제 맥주’일까요? 

 

Independent Craft

1.  크래프트 맥주란

전미양조협회가 정의하는 크래프트 맥주는 외부 자본의 지배를 받지 않고, 소규모 양조장에서 소량으로, 전통 방식을 존중해 생산되는 창의적인 맥주를 말합니다. 즉 독립성, 소규모, 전통성이 필수 요건입니다. 독립성은 독립 자본으로 경영하며, 외부 자본 비율을 2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함을 말하며, 소규모란 연간 맥주 생산량이 600만 배럴(1억 L)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통성은 생산 과정에서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존중하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혁신적인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맥주를 생산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 조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래프트 맥주가 인기를 얻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앤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시카고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구스 아일랜드를 합병하는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전미양조협회는 ‘Independent Craft’가 쓰인 로고를 만들어 소규모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맥주병이나 맥주캔에 해당 로고를 표기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좋은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많다는 것은 맥주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이는 맥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국이 대표적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크래프트 맥주의 발상지, 미국

미국은 전 세계에서 크래프트 정신이 살아있는 브루어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미국의 전체 맥주 시장의 성장은 정체됐지만 크래프트 맥주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미양조협회의 따르면 지난 5년간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연평균 4.9%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 수는 2015 4,083에서 2019 8,275개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대기업·기타 맥주 브루어리가 2015 44, 2019 111곳으로 증가한 것에 비하면 얼마나 대단한 성장세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처음부터 발전했던 것은 아닙니다. 1920년대 금주령을 거치며 맥주의 역사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1933년 금주령을 폐지했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는 사라지고 버드와이저처럼 대기업이 장악한 스타일이 가벼운 라거 타입 맥주에 길들여졌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1978년 지미 카터 정부는 홈브루잉을 전격 허용했으며 이에 호응하듯 소규모 양조장들이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나둘 생기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1978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홈브루잉 법안에 사인했다는 기념포스터.

 

크래프트 맥주라는 말은 바로 이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다양성입니다. 미국의 크래프트브루어 brewer 들은 영국 에일, 독일 라거, 벨기에 맥주들의 맛을 더듬어가며 거기에 독창적인 실험정신을 가미해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창조해 냈으며, 임페리얼 인디아 페일 에일  (IPA)과 블랙 IPA, 아메리칸 와일드 에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다양성과 독창성은 곧 전 세계 맥주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2000년대 이후 급속히 번져 나갔습니다. 한국에서도 2010년대 이후 크래프트 맥주가 알려지면서 라거 위주의 맥주시장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3.  미국의 대표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

 

앵커스팀 비어

  • 앵커 브루잉 컴퍼니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처음 시작된 곳은 서부 해안 지역이며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앵커 브루잉(Anchor Brewing)은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대표는 스팀 맥주로 양조 과정에서 엄청난 김이 솟아오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맥아즙에 홉을 넣고 끓인 후 효모가 활동하기 좋은 온도까지 식히는 과정에서 건물 지붕을 열어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진한 몰트와 홉의 풍미가 특징이며, 새로운 맥주 스타일과 양조장들이 계속해서 생김에도 불구하고 앵커는 수제 맥주 세계에서 꾸준히 명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앵커의 스팀 맥주는 캘리포니아 최고의 수제 맥주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보스턴 비어 컴퍼니

  • 보스턴 비어 컴퍼니

1984년 설립된 미국 2위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1985년 우리나라 마트나 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대표 맥주인 사뮤얼 아담스 보스턴 라거를 출시하였습니다. 5대째 맥주 제조업을 이어 오며 확보한 노하우에 연간 3억L 규모의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붉은 빛깔의 사뮤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는 출시되자마자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고소한 비스킷, 캐러멜 맛이 나 일반 라거와는 차별화되었으며, 진한 몰트 맛과 더불어 홉의 맛도 강하며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습니다. 최근에는 캔 패키징 시설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트 맥주는 기존의 대형 브랜드들이 전달하지 못하는 세련됨과 에너지를 발산하며, 젋음, 신선함, 모던함과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으며 로컬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독특하고 생동감 넘치는 때로는 유머러스까지 한 패키징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 당분간 그 열기가 식지 않을 거 같습니다.

 

 

-   참조 :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Magazine F ‘B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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