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원료

맥주 원료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원료는 4가지로 물, 보리(맥아/몰트), 홉(덩굴식물의 일종), 효모입니다. 맥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맥주 자체가 보리를 기본으로 해서 만듭니다. 그러나 이 외의 재료를 넣는다고 해서 맥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역할을 보면 보리는 맥주의 고소한 맛과 특유의 색, 향, 알코올 도수를 결정지으며, 홉은 맥주의 씁쓸한 맛과 청초한 향을 표현합니다. 효모는 맥주를 발효시켜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고 물은 맥주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맥주의 맛을 완성시킵니다. 먼저 이 4가지 핵심 재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물

물은 맥주 원료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것은 양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맥주 양조에 적합한 물이 따로 있으며 맥주 스타일마다 양조에 쓰이는 물도 다릅니다.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물을 ‘경수’라 하고 미네랄 성분이 적은 물을 ‘연수’라고 합니다.

 

경수의 경우 포터나 스타우트 등 짙은 색과 바디감이 좋은 맥주에 사용되고 연수는 필스너, 라거 등 밝은 색과 부드럽고 청량함을 주는 맥주에 사용됩니다. 유명한 흑맥주인 ‘기네스’의 고향 아일랜드 더블린은 경수가 풍부한 지역이고, 황금색 라거 ‘필스너’의 고향 체코 필젠은 연수가 풍부한 지역입니다. 지역의 물 특성에 따라 이에 적합한 맥주가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보리(맥아/몰트)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맥주는 보리를 기본으로 해서 만든 술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일반 보리는 전분 상태이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술로 발효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당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보리의 전분을 당분으로 바꾸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이를 맥아(malt)라고 합니다. 즉 맥아는 양조에 적합한 상태가 된 보리라는 뜻입니다.

 

맥아는 맥주의 풍미와 색깔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는 맥아를 건조한 뒤 가하는 열의 세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온에서 구워진 맥아는 밝은 색을 띠고, 고온에서 장시간 구운 맥아일수록 짙은 색을 띱니다. 우리가 이러한 과정을 알고 있다면 맛을 보지 않고도 맥주의 맛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황금색을 보여주는 필스너는 저온에서 구운 밝은 맥아인 필스너 몰트로 만들어져 부드럽고 상쾌한 맛을 내고, 기네스처럼 고온에서 구운 초콜릿 맥아가 들어간 흑맥주들은 바디감이 좋고 에스프레소 커피와 초콜릿 등의 풍미를 냅니다. 

 

3.  홉

홉은 뽕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 식물의 꽃으로 맥주의 청초한 향과 쌉싸름한 맛을 표현합니다. 맥주가 요리라면 홉은 양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홉에는 맥주의 보존을 돕는 성분이 들어 있어 일종의 방부제 역할도 합니다. 최근 크래프트 맥주 붐이 불면서 맥주 원료 중 가장 주목받는 재료로 거듭났습니다.

 

홉의 매력은 산지와 품종 별로 각기 다른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 양조를 할 때 그 특성에 맞는 홉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어떤 홉 품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맥주를 규정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홉의 단점은 금방 시들어 제 기능을 잃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보통 홉을 수확하면 가루로 만들어 냉동고에 얼려서 보관하는데 이를 ‘펠릿 pellets’이라고 하며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맥주에는 펠릿 형태의 홉이 들어갑니다.

 

또한, 갓 딴 홉의 신선함을 비교할 수 없기에 가을이 되면 미국 주요 홉 생산지인 오리건주 양조장에서는 신선한 생홉(Wet hop)을 가득 넣은 맥주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4.  효모

효모는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하며 맥주가 ‘술’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재료입니다. 효모가 없다면 맥주는 ‘보리 음료’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1876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맥주가 발효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는 미생물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맥주 양조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맥아와 홉에 비해 맛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효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맥주의 스타일이 좌우됩니다. 맛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효모가 있는가 하면, 어떤 효모는 시큼한 맛 혹은 달콤한 향을 내기도 합니다. 양조사들은 맥주를 만들 때 맥아, 홉과 마찬가지로 효모 또한 맥주 스타일에 적합한 것을 골라서 사용합니다.

 

 

-. 참조 / 사진 출처 :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 Brewer World / www.bri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