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전통 아이스크림
1. 돈두르마, 터키
아이스크림으로 미술과 예술을 넘나드는 터키에는 쫀득한 질감의 돈두르마 Dondurma가 있습니다. 터키어로 ' 몹시 차갑다 '라는 뜻을 지닌 이 아이스크림은 질감이 되직하고 쫀득쫀득해 뒤집어도 쏟아지거나 떨어지지 않고, 상온에 두어도 쉽게 녹지 않습니다. 돈두르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살레프 Salep입니다. 야생 난초의 알뿌리인 이 살레프를 얼려 가루로 빻은 뒤 우유와 설탕 그리고 쫀쫀한 질감을 만드는 유향(mastic)과 함께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듭니다.
돈두르마의 기원은 터키인이 18세기부터 즐겨마시던 야생난초 음료로 추정되며 겨울날 오랜 기간 야외에 꺼내놓아 얼어붙은 이 음료를 우연히 맛보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돈두르마의 본고장은 야생 난초가 많이 자라는 카라만마라슈 Kahramanmaras 지역이며, 이곳의 이름을 본떠 마라슈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돈두르마에 꼭 들어가야하는 살레프 가루 1kg을 얻으려면 1,000~4,000 포기의 야생 난초가 필요하며, 이 야생 난초 수가 감소하자 터키는 1996년부터 살레프 가루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2. 젤라토, 이탈리아
이탈리아에 처음 아이스크림이 전해진것은 10~13세기경 시칠리아를 점령한 아랍인에 의해서입니다.
이후 16세기경 피렌체에서 젤라토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디치 Medich 가문에서 주최한 요리경연에 독특한 형태의 얼린 디저트를 선보인 것입니다. 그 후, 우유, 달걀, 설탕을 기본으로 초콜릿, 피스타치오, 딸기 같은 향미를 더한 젤라토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고, 파리 최초의 카페 '르 프로코프'에서 다양한 젤라토를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젤라토의 세계적 인기덕에 아이스크림 종주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전역에는 총 3만 7천 개가 넘는 젤라테리아 Gelateria 가 분포해 있으며, 대부분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소유의 가게입니다. 이 중 60%가 가업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 이탈리아에서 젤라토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3. 쿨피, 인도
16세기 초부터 인도지역을 통치한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 황제들은 산꼭대기에서 가져온 얼음에 향료를 섞어 차가운 음료를 즐겨 마셨습니다. 무굴제국이 쇠퇴한 후에도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인도인은 쿨피 Kulfi를 만들어 얼음 음료를 마셨고, 이는 인도를 비롯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전통요리로 발전했습니다.
쿨피는 연유를 주재료로 만드는데, 휘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작은 금속 모양 콘 Cone에 담아 그대로 얼려 딱딱한 아이스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막대를 꽃아 판매하기도 하고 '덮인 covered ' 컵이라는 어원에 걸맞게 길쭉한 컵 모양을 살려 접시에 담아내기도 합니다.
쿨피는 가당연유, 크림, 설탕을 기본으로 피스타치오,샤프란, 망고, 장미 등의 향을 더해 다양한 맛으로 만들 수 있으며, 길거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쿨피를 파는 수레꾼을 '쿨피왈라 Kulfiwallah'라 부르는데, 이들은 마트카 Matka라는 대형 토기 상자에 얼음과 소금을 넣은 뒤 쿨피를 가득 담아 이동합니다.
4. 파고토, 그리스
20세기경 그리스 전역에 퍼진 파고토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 젤라토와 터키 돈두르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파고토는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가장 대표적 재료가 카타이피 Kataifi입니다.
카타이피는 그리스식 디저트로 에인절스 헤어 Angel's Hair 파스타처럼 보이는 가느다란 페이스트리를 튀겨 풍성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한 요리입니다. 새우살에 실처럼 얇은 페이스트리를 돌돌 말아 튀긴 새우 카다이프 Kadaif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다이프에 파고토를 올려먹으면 바삭한 식감과 차진 식감이 어우러져 환상적 디저트가 완성됩니다.
이 외에도 파고토 메뉴는 다양합니다. '파고토 카이마키 Pagoto Kaimaki'라 불리는 아이스크림은 식감이 껌처럼 쫀득하며, 시럽이나 잘게 부순 아몬드를 올려 먹습니다. 파고토 엘라이오 올라도 메 시코 Pagoto Elaeolado Me Syko는 아이스크림에 올리브 오일과 무화과를 올려먹는 디저트로 올리브 오일과 소금,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니거 등의 조합으로 간단히 즐기기도 합니다.
-. 참조 문헌 : Magazine F 'Ice C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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